[부동산] 고금리와 주택 시세 상승
연준은 FOMC에서 4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금리상단 5.5%)하였고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가 완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수준의 고금리에도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기이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가격은 작년 6월 정점을 찍고 올해 1월까지 꾸준히 하락했지만, 1월부터 시작된 주택가격의 재상승은 작년 하반기 하락분을 모두 상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리도 고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10년 금리가 지난주 5% 선을 돌파했고,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6주를 보면 지난 2000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인 7.7%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은 억제된다. 대출 금리가 높으면 주택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즉, 고금리는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해 주택 가격도 상승하기 어려운 게 정설이다. 그런데도 최근처럼 주택가격이 금리와 동반 상승하는 것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이유를 보면 우선, 새로 짓는 신규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지난 8월에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월 들어 7% 정도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신규주택 공급이 중요하다. 기존 주택 보유자는 예전에 저금리로 대출받았었는데, 비싼 고금리로 갈아타면서까지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실제 현재 집주인들은 통상 3% 안팎의 금리로 대출받았는데, 그때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의 금리에서 새로 집을 살 생각을 못 하는 셈이다.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모두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집값이 자연스레 올라갔다. 기존 주택 매물이 부족해 신규 주택으로 구입 수요가 몰리고, 신규 주택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신규 주택 수요가 몰린다는 것은 또 다른 이상 현상이다. 신규 주택을 사더라도 현재의 높은 이자 수준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계의 주택구입여력지수는 지난 1986년 이후 가장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내려가기에는 공급이 부족하고, 집값이 계속 오르기에는 수요도 부진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고 느린 속도로 조금씩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주택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비싸지만, 제한된 공급과 낮은 주택담보 대출 금리에 돈을 묶어두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 때문에 주택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도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올해에만 주택가격이 8%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 속에 전망을 바꿨고, 금리 상승 여파에 수요 축소보다는 공급 축소가 두드러지며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에 따르면 기존 주택의 매물 수치가 8월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새로 건설되는 주택 숫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건설사들도 신규 주택 물량이 소화될 수 있는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주택 수요도 적지만 공급은 수요보다 더 적을 것으로 평가됐다. 지금처럼 공급이 제한된 상태가 계속되면 높은 주택가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 ▶문의:(213)445-4989 현호석 마스터 리얼티 대표부동산 고금리 주택 주택담보대출 금리 신규주택 공급 신규주택 착공